ESTi

박진배


ESTIMATE Founder, Creative Director, Sound Producer

ESTi
박진배

ESTIMATE Founder, Creative Director, Sound Producer



ESTIMATE의 대표, 게임 음악 작곡가 박진배

기어라운지
2022.01.03


[GL Interview] 음악 및 게임 영상 제작 스튜디오 ESTIMATE의 대표, 게임 음악 작곡가 박진배


<창세기전>, <디제이맥스>, <테일즈위버>, <데스티니 차일드> 및 <프로젝트 이브>까지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 시대의 수많은 청년은 그가 만들어 낸 게임 음악을 듣고 자랐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브랜딩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ESTIMATE 설립 후, 게임 음악과 개발에 참여하며 영상 제작과 대중음악 레이블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ESTi가 생각하는 게임 음악과 대중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기어라운지가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GL: 안녕하세요. 기어라운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ESTi: ESTi <에스티>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작곡가 박진배입니다. 1997년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으로 데뷔하였고 게임 음악을 업으로 삼은 지는 25년 정도 되었습니다. 현재는 ESTIMATE라는 음악 및 게임 영상 제작 스튜디오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GL: 우리나라의 게임 음악 산업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ESTi: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지역으로 대표되는 국내 게임 산업이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큰 축으로 성장하면서 게임 음악도 같이 성장한 느낌입니다. 저는 K-Pop이 지금과 같은 글로벌 위상을 가지기에 앞서 게임과 IT산업이 깔아 놓은 인프라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음원 차트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10여 년 전에 이미 한국의 게임 음악은 글로벌 전역에서 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었으니까요.


GL: 음악 교육을 받지 않으셨지만 어릴 때부터 꿈을 키워왔다고 들었습니다. 연습이나 공부를 어떻게 하셨어요?

ESTi: 많은 분이 그러셨을 텐데, 저 역시 카피를 많이 하는 것이 연습이 되었습니다. 가요보다는 즐기던 게임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주로 듣고 분석했습니다. 그 시절 게임에 녹아있던 음악들이 일렉트로닉의 태동기에 영향을 받은 곡이 많았고, 지금 재평가되고 있는, 소위 ‘시티팝’으로 분류되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AOR(Adult-oriented rock)도 많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듣고 영향을 받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땐 MIDI 레슨 같은 것이 없어서, 만약 저도 그때 그런 게 배우고 싶어서 유명 작곡가의 작업실이나 스튜디오를 찾아갔다면 지금 하는 일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게임을 좋아하니 게임 음악은 했을 것 같아요.


GL: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게임 음악을 작업하셨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업물이 있나요?

ESTi: 아무래도 오래 사랑받은, 지금도 그 곡으로 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 작업물이 기억에 남아요. <디제이맥스(DJMAX)>와 <테일즈위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제는 서비스가 종료되어 어디에서도 다시 들을 수 없는 작업물도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의 아이유가 주제가를 불렀던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가 그렇습니다.


GL: <4LEAF>, <라그나로크>, <테일즈위버>, <트릭스터>, <메이플 스토리> 등 지금까지도 많은 인터넷 유저들이 그 음악을 그리워하고 최고의 게임 음악이라고 추억하고 있습니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ESTi: 제가 20대에 만든 게임 음악을 듣던 10대분들이 30대가 되고 ‘그땐 그랬지.’ 하면서 기억해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하죠. 한편으로, 그 세월을 생각하면 가끔 저 스스로 할아버지 같이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요. 저는 아직 현역이고 지금도 새로운 게임 음악과 시도를 하고 싶습니다. 가끔 들려오는 은퇴 소식은 뜬소문으로 듣고 적당히 넘겨주세요. (웃음)


GL: 일본으로 가셔서 <철권>이나 <아이돌 마스터>와 같은 유명한 게임의 음악 작업을 하셨어요.

ESTi: 엔씨소프트에 재직하면서 양방언 작곡가님을 모시고 아이온의 음악을 작업하고, 이후 회사를 퇴사한 시점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무리 Abbey Road Studio <애비 로드 스튜디오>나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작업을 통해 음악에 호화스러운 정성을 들여도 백그라운드에 머무는 한국 게임 산업의 한계에 지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가장 가까운 해외인 일본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GL: 일본에 정착해서 작업할 기회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신 이유가 있을까요?

ESTi: 반다이 남코 덕분에 <릿지레이서>를 시작으로 그쪽 게임 음악 작업에 참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제가 태어난 해에 나온 게임 <팩맨>(1980) 음악을 작곡한 원로분과도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게임 음악을 하면서 느낀 한계점을 말씀드렸더니 그분들 역시 그런 외로운 시기가 있었고, 그 시간을 거쳐 현재의 일본 게임 음악 산업이 있게 된 거라고 조언을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너는 해외에서 온 아티스트이고 네가 일본에 정착하는 순간 그 특별함은 사라진다.”는 그분들의 이야기가 좀 더 한국에서 해보자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평범한 외국인 노동자가 되는 걸 원치 않으셨나 봅니다. 지금도 매우 감사하고 있고 해외 아티스트로서 계속 협업하고 있습니다.


GL: 박진배 님 혹은 ESTi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리듬 게임 음악을 떠올립니다. 이 장르의 음악을 많이 작업하셨어요. 

ESTi: 제 음악 스타일이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업계 동료분들은 반대로 제 음악 스타일이 <디제이맥스>만의 개성을 만들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최근에도 그런 취지로 한국 리듬 게임 음악의 근본을 다시 돌이켜 볼 수 있는 <에스티메이트 DLC 콜라보레이션>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아이돌 마스터>는 캐릭터 육성 게임에 가깝지만, 리듬 게임 음악처럼 작업하게 되는데, 결국 리듬 게임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구조로 곡의 기승전결에 ‘게임 레벨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순하게 킥 스네어 비트 위주의 ‘편곡’이 아닌 ‘작곡’의 접근법에 해당하고, 저의 경우 게임 개발을 겸하다 보니 그러한 작업 스타일에도 익숙한 것 같습니다.


GL: 리듬 게임 음악 작업이 다른 일반 게임 음악과 차이가 있는지, 게임의 장르마다 작업방식이 다르다면 그 내용도 궁금합니다.

ESTi: 리듬 게임 음악은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사운드를 골라서 직접 연주가 가능한 트랙이 되어야 하므로 스테레오 2트랙 마스터가 아닌 최소한의 스템 멀티트랙 마스터를 전제로 합니다. 개별 사운드가 따로 부각되어도 곡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야 하는 작업 방식이죠. 믹스 마스터가 항상 타의에 의해서 가변 될 수 있다는 것이므로 번거롭습니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BGM으로 불리는 게임 음악은 한 곡에 2~3분 길이의 완곡이 아니에요. 길게는 한두 시간, 더 길게는 8시간에서 반나절 이상 그 곡만 듣고 있어야 하는 공간 구획형 컨셉의 작곡 방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몇천몇만 번이 반복되더라도 쉽게 질리지 않는 중독성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대로 훅 들어오는 멜로디를 내려놔야 하는 완급 조절을 해야 하죠.


GL: 처음 게임 음악을 시작하셨을 때와 지금의 작업방식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ESTi: 저는 8~90년대의 게임 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임 음악에 주로 사용되었던 MIDI 악기 사운드의 음색이 한국의 대중가요에서 듣지 못했던 사운드였거든요. 진보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반해 처음으로 게임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이전과 달리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게임 음악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기도 한데, 예전과 지금의 작곡가들이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겼을 거로 생각해요.


GL: 그렇다면 최근 발매된 게임 중에서 가장 획기적인 음악이 사용되었다고 생각하시는 게임이 있을까요?

ESTi: 요즘 발매되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들은 엄청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갓 오브 워>나 <스파이더맨> 같은 게임은 한스 짐머의 <듄> 같은 할리우드 사운드 퀄리티가 나오긴 하지만, 제가 말하는 진보적인 사운드는 그러한 퀄리티적인 요소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게임 자체가 Ableton Live <에이블톤 라이브>처럼 실시간으로 변주되는 테크놀로직한 게임들이 있죠. 대표적으로 <Journey>라는 게임이나 그 후속작인 <Sky> 같은 게임을 보면, 게임을 하면서 점점 음악이 만들어져 가는 구조로 되어있고, 간단한 패드나 스트링 사운드이긴 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게임 음악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Omnisphere 2 <옴니스피어 2>를 통해 실시간으로 음악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어요. 게임이 점점 고도화되다 보니 신시사이저를 내장해서 게임 음악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GL: <프로젝트 이브>의 OST 작업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초대형 콘솔 게임이라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계세요.

ESTi: 엄청난 예산을 들여 제작한 화면을 손바닥만 한 크기로 보거나 녹음/믹스/마스터까지 제대로 완성된 곡을 핸드폰의 모노 스피커로 대충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에 제대로 집중해서 감동을 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이브>는 저를 포함해 이러한 풍토에 한계를 느낀 게임 제작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같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공식 지원과 요청을 받아서 진행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갓 오브 워>, <스파이더맨>,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과 같은 세계적인 레벨의 음악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ESTIMATE 스튜디오에서 작·편곡 및 사운드에 관련된 모든 것을 진행하고, 그 이상의 부분에 대해서는 소니 측에서 제안하는 해외 유수의 게임 사운드 스튜디오와 협업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의 콘텐츠 조류를 반영해서 한국어 음성에 외국어 자막이 지원되는 형태이고, 사운드 역시 K-Pop 성향이 많이 적용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트레일러 음악의 메인 멜로디를 한국어 가사로 했는데, 해외에서  반응이 매우 좋아서 흥미로웠습니다. 출시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플레이스테이션 5 타이틀 정점기에 여러 타이틀과 함께 발매될 예정입니다.


GL: <아이돌 마스터>나 <데스티니 차일드>같이 음악 작업과 성우 녹음이 함께 진행되는 게임 음악의 작곡부터 녹음, 완성까지의 작업 과정이 대중음악 제작 과정과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ESTi: 성우는 기본적인 목소리 톤이나 연기는 좋지만, 전문적인 가수는 아니기 때문에 보컬 프로듀싱에 손이 많이 가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이돌 제작 방식과 비슷할 수도 있겠습니다. 안 되는 보컬이 있으면 살려내야 하고 트랙 아이디어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요. 

<아이돌 마스터>의 경우에는 시장 규모가 커서 성우들이 일본 도쿄돔 같은 공연장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하고 안무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송 프로듀싱 과정이 케이팝만큼이나 험난하죠. 다만 한국처럼 연습생 시절에 기초 트레이닝을 거친 인력들은 아니다 보니 한계가 있는 부분에서는 타협해야 합니다.


GL: <아이돌 마스터>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라이브는 실제 라이브로 연출하는 방식인가요? 아니면 콘텐츠를 새롭게 제작하여 송출하는 방식을 많이 채택하나요?

ESTi: 제가 초창기부터 참여했던 <아이돌 마스터>가 올해로 벌써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 5년 차 까지는 일반적인 캐릭터 게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는데, 점점 게임이 인기가 많아지면서 도쿄돔을 꽉 채울 정도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이제는 성우도 연습생 기간을 거쳐야 하는 일이 생겼고 무조건 라이브 공연이 있다는 전제로 곡을 써야 하고, 곡 제작 방식도 많이 바뀌었어요. 먼저 곡의 데모를 완성하고, 안무가가 데모에 맞춰 안무를 만들고 모션 캡처를 통해 안무 모션을 게임 캐릭터에 적용합니다. 그리고 게임 캐릭터가 완성되면 안무와 곡을 성우에게 전달하여 라이브 공연을 위한 연습을 합니다. 출연하는 성우가 100명이 넘다 보니 매우 큰 스케일로 콘서트를 준비합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공연을 못 하다 보니 AR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성우들이 춤을 추고 게임 캐릭터의 3D 그래픽이 함께 나오는 공연을 볼 수 있죠.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 먼저 이런 비대면 공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L: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의 OST 음원이 출시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작업해온 프로젝트인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ESTi: 콘솔 게임과는 다르게 모바일 게임은 빠르게 즐겨보고 질리면 다른 게임을 하면 되는 소비성 콘텐츠의 성향이 짙습니다. 게임 ‘작품’이 아닌 게임 ‘서비스’ 개념이라고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5년간 계속된 <데스티니 차일드>의 음악은 철저히 서비스 차원에서의 음악으로 시작했지만, 작곡가 출신으로서 예술적인 면을 건성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는 트랙이라도 기획과 콘셉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GL: 최근에는 대중음악 제작도 하셨습니다. 대중음악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ESTi: 게임 음악을 하다가 뭔가 한계점을 느끼면서 다른 장르나 음악을 너무 등한시한 것은 아닌지, 내 길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게임 시장도 많이 발전해서 게이머만을 대상으로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많은 대중을 상대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음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대중음악 제작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그 생각과 시도가 정말 큰 터닝포인트가 돼서 송 라이팅, 프로덕션, 음원 발매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게임 음악을 만들어서 게임에 탑재하면 끝이었는데, 레이블로서 음악 발매 경험이 이번 <데스티니 차일드> OST를 대중들에게 공개할 수 있었던 것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GL: 처음으로 대중음악 시장에 도전한 유키카의 1집 앨범 <서울여자>가 빌보드 선정 2020 최고의 K-Pop 앨범 3위에 올랐습니다. 데뷔작으로 대단한 성적을 내셨는데요, 어떤 컨셉과 목표로 앨범을 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ESTi: 앨범을 기획할 당시에 제 기준에서 시티팝이나 베이퍼웨이브는 서브컬쳐였고, 인터넷에서의 트렌드가 끝나가는 지점이었어요. 대중음악 시장에 도전하는 데에 썩 좋은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시장 돌파를 위한 전략이 필요했고, 또 저에게 워낙 익숙하기도 하고 자신 있는 분야였습니다.

제작을 너무 어렵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장르적인 접근보다는 제가 기억하는 80~90년대 가요계 자체를 투영했어요. 일본과 한국의 레퍼런스 구분 없이 말이죠. 그래서 앨범이 자연스럽게 마리야 다케우치의 <플라스틱 러브>나 윤상 작곡가님의 클래식 K-Pop 바이브가 공존하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다만, <서울 여자>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 앨범의 정체성은 시티팝이 아닌 K-Pop이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GL: 앨범을 기획하면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요?

ESTi: 결과물이 확실하게 K-Pop 스탠다드로 들려야 했기 때문에 보컬 믹스나 마스터링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KLANG Studio 구종필 기사님의 보컬 믹스와 821 Sound 권남우 기사님의 마스터링 조합은 지금 전 세계에 통용되는 K-Pop 스탠다드 사운드 그 자체라고 생각해서 타이틀곡을 포함하여 작업을 부탁드렸고, 일부 트랙은 과거 90년대 레트로 사운드의 미학을 잘 이해하는 마스터링 엔지니어 역시 필요했기 때문에 GLAB Studios에서도 작업했습니다.

단순한 리바이벌 기획이 아니어야 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의 퀄리티나 안무 등등 보이는 면에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만들어야 했습니다. 연령이나 가창력 등 아티스트의 역량을 냉정하게 고려했을 때 한계가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K-Pop 산업의 제작 방식에 충실해야 했어요.


GL: 작업물을 들어보면 전자음악과 뉴에이지 성향이 많이 포함된 것 같습니다. 본인의 작업물을 한가지 단어로 표현해 보신다면요?

ESTi: 저는 ‘환상적’이라는 피드백을 좋아하고, 그런 분위기를 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리버브나 딜레이 이펙트를 많이 씁니다. 지금은 모던하거나 SF적인 작품을 주로 하고 있지만, 어릴 적에는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었습니다.


GL: 환상적인 분위기를 위해 자주 사용하시는 리버브와 딜레이는 어떤 게 있을까요?

ESTi: 2000년대부터 TC 리버브를 많이 사용해온 터라 플러그인으로 나온 VSS3과 4를 지금도 쓰고 있고, 최근에는 M7 하드웨어를 복각한 Seventh Heaven <세븐스 헤븐>을 자주 사용합니다. 딜레이는 FabFilter <팹필터>의 Timeless 3 <타임리스 3>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임리스 3가 변조 옵션이 정말 다양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많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GL: 세븐스 헤븐 같은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이 오리지널 하드웨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생각하세요?

ESTi: 분야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같이 수정 작업이 많은 경우에는 소프트웨어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겠죠. 물론 하드웨어만이 가질 수 있는 톤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사진을 예로 들면 얼마든지 디지털로 보정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필름 카메라 자체가 주는 질감이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진 작업을 필름 카메라로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GL: 처음 작업을 시작하셨을 때는 지금처럼 전자음악 시장이 크지 않았을 텐데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ESTi: 시대를 거치면서 온라인에서 콘텐츠가 전 세계 실시간으로 연결되게 되었고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한국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많이 올라감에 따라 저명한 일렉트로닉 레이블에 이름을 올리는 한국 뮤지션들도 많아진 것 같고요. 다양한 전자음악 장르가 K-Pop에 큰 영향을 주면서 대중가요에서도 심심찮게 전자음악의 요소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예전과 다른 큰 차이점 같습니다. K-Pop처럼 전자음악 요소를 팝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니까요.


GL: 가장 좋아하는 신시사이저나 전자음악 관련 장비가 있다면 소개를 좀 해주세요.

ESTi: Moog One <무그 원>의 사운드를 좋아합니다. 저는 무그 원을 패드 머신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두껍고 질감 넘치는 패드 사운드를 많이 만들어서 사용했던 것 같아요. 16 보이스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패드만 살짝 깔아줘도 엄청난 존재감을 내줍니다. 다른 가상 악기로도 그런 사운드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무그 원 고유의 질감과 사운드 때문에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요즘 작업하실 때 반드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ESTi: 플러그인은 Solid State Logic <솔리드 스테이트 로직, SSL>의 Fusion <퓨전> 시리즈를 애용합니다. Violet EQ <바이올렛 EQ>, Vintage Drive <빈티지 드라이브>, Stereo Imager <스테레오 이미저> 등등 전부 쓰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SSL 퓨전을 트래킹하는 용도로도 자주 쓰고 있었는데, 다양한 상황에서 각개의 멀티트랙으로 쓰기에는 번거로웠거든요. 하드웨어에서만 가능한 트랜스포머 스위치를 통한 결과물을 얻을 수 없는 것 빼고는 거의 흡사한 결과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SSL의 최근 플러그인들은 아주 잘 만들어졌습니다. 


GL: SSL 제품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SSL을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ESTi: 10여 넌 전에 양방언 선생님께서 SSL G-Series Bus Compressor <G-시리즈 버스 컴프레서>를 빌려주신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 SSL 장비를 사용해봤어요. 제게 다양한 하드웨어를 경험해보라고 하시면서 제가 써보지 못한 하드웨어들을 자주 빌려주시곤 하셨죠. 지금은 플러그인이 매우 좋아졌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G-시리즈 버스 컴프레서만 통과하면 마법같이 좋아지는 사운드에 반해서 SSL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 SSL 신제품은 항상 살펴보고 있고 최근에는 SSL 플러그인들이 너무 잘 나와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테레오 이미저 외에 채널 스트립 플러그인도 잘 사용하고 있고, SSL의 UC1과 UF8이 좀 더 다양한 DAW나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게 된다면 꼭 사고 싶습니다. 


GL: 작곡하신 곡의 믹싱과 마스터링도 직접 하시나요?

ESTi: 게임 음악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리듬 게임 음악 제작에서 설명한 대로 다양한 상황에서 가변하는 믹스와 마스터를 고려해야 하니까요. 예를 들어 마스터링은 요즘 게임에서는 자체적인 오디오 엔진을 통해서 실시간 리미터가 걸려서 나오기 때문에, 투트랙 단에서 하는 것은 음반 출시가 아니고서야 큰 의미가 없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에는 타격음의 극대화를 위해서 배경음악 버스 트랙에 사이드체인 컴프레서를 걸기도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근래의 게임 사운드는 게임 안에서 DAW가 통째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나 이머시브 오디오 등의 적용이 가속화되면서 게임에서의 믹스 마스터는 더욱더 작곡가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GL: 믹싱, 마스터링에 어떤 장비를 주로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STi: 게임 외의 환경에서 별도로 듣는 투트랙 결과물에 적용할 때는 일반적인 하드웨어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입력은 아날로그 단에서 Universal Audio <유니버설 오디오>의 Apollo x16 <아폴로 x16>, SSL 퓨전, Antelope <안텔롭>의 Eclipse 384 <이클립스 384> 등으로 좋은 소스를 확보하고, 출력은 주로 소프트웨어로 마스터링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인은 Softube <소프튜브>의 Weiss DS1-MK3 <바이스 DS1-MK3>, 앞서 언급한 SSL 퓨전, Soundtheory <사운드 씨어리>의 Gullfoss Master <굴포스 마스터>, iZotope <아이조톱>의 Ozone 9 <오존 9> 같은 것을 활용합니다.


GL: UAD 아폴로 x16을 사용하시는데, 추천하는 UAD 플러그인이 있을까요?

ESTi: Manley Massive Passive <맨리 메시브 페시브>와 LA-2A는 프리셋처럼 기본적으로 사용합니다. Shadow Hill <쉐도우 힐>도 UAD만의 색감이 있어서 자주 사용합니다. LA-2A와 1176은 모두가 인정하는 플러그인이다 보니 밥 먹듯이 사용하고요. K Stereo라는 플러그인도 사용했었는데 SSL 퓨전 스테레오 이미저를 사용하게 되면서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공간계 플러그인 중에서는 일본 특유의 신시사이저 딜레이 느낌 때문에 Korg SDD 3000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GL: HEDD의 HEDDphone®은 어떻게 사용하세요?

ESTi: 물론 정밀한 수정을 위해서는 스피커를 사용하지만 웬만한 믹스는 이 HEDDphone® <헤드폰>으로 해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인정하듯이 서브로우가 들리는 헤드폰이기도 하고, 밸런스가 매우 잘 잡힌 헤드폰이죠.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 단점을 뛰어넘는 장점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GL: 프로젝트 이브에서도 이머시브 오디오를 이용한 사운드를 느껴볼 수 있나요?

ESTi: 게임 개발에 언리얼(unreal)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언리얼 엔진에서 게임 캐릭터가 돌아다니는 필드 모두에 좌푯값이 있습니다. 모든 언리얼 엔진 상의 오디오에는 이머시브 오디오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게임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위에서 소리가 나고 잠수를 하면 아래에서 소리가 나는 효과음 부분은 이미 구현이 되어 있지만, 음악적인 부분까지 그렇게 적용할 것이냐는 이제부터 정할 문제입니다. Flux <플럭스>에서 최근 들어 이머시브 오디오를 위한 리버브 플러그인을 출시했고, 많은 분이 애용하는 FabFilter <팹필터>의 Pro-Q 3와 Pro-L 2도 이머시브 오디오를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배포했습니다. 애플도 로직 프로 X에 이머시브 오디오를 막 지원하기 시작했으니 근 1~2년 안에 이머시브 오디오를 적용한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 프로젝트 이브에 들어갈 이머시브 오디오 규격이 정해지지 않아 게임 음악에까지 적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효과음뿐만 아니라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새로운 공간감을 가진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GL: 플럭스나 세븐스 헤븐의 멀티채널 아웃풋을 통해 작업하신 작업물이 있나요?

ESTi: 네. 최근에 발매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있는데, 게임 작업을 직접 하진 않았고, 홍보를 위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크래프톤에서 제안한 사항이 이머시브 오디오를 사용한 영상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에어팟 맥스를 통해 모니터하면서 플러그인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게임 회사에서도 이머시브 오디오나 돌비 애트모스 같은 시스템에 많은 관심이 있고, 이머시브 사운드를 정확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아직은 부족하다 보니, 플러그인으로 작업할 수 있는 저희를 통해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GL: 현재 운영 중인 ESTIMATE는 어떤 회사인가요?

ESTi: ESTIMATE는 제가 개인 작가로서 제작의 한계를 느껴 설립하게 된 회사입니다. 개인 작가가 아닌 기업으로 더욱 체계적인 음악 제작 시스템 구축과 함께 콘텐츠 및 저작권 관리, 대중음악이나 영상 콘텐츠 등 다른 최신 매체와의 융합 등의 시도를 이어가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접 앨범을 제작하고 출시하는 레이블이 되기도 했고, 기업과 기업 간에 동등한 음악적 IP(지식재산권)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개인 작가로는 진행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죠.


GL: 작곡가로 활동하신 것이 ESTIMATE를 운영하는 데 영향을 끼쳤나요?

ESTi: 직원들 대부분이 작곡가인데 그들이 가지는 작가로서의 개인적 음악적 고민을 이해하고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네요. 흔히 말하는 ‘예술 병’에서 벗어나 음악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게 더 길고 오래 튼튼히 음악을 하는 방법이라 생각하거든요.


GL: ‘음악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궁금합니다.

ESTi: 자기만족도 중요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것을 먼저 고려하고 그것을 통한 자기만족을 찾는 게 좋지 않겠냐는 거죠. 저는 상업 음악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음악은 나에게는 필요가 없다.”라거나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매니악하거나 테크니컬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상대를 설득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다듬어서 작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입니다. 

일례로, 저희 직원 중에 굉장히 로우파이하고 글리치한 음악을 좋아하는 직원이 있는데, 작년 초에 제가 <메이플 스토리>의 음악을 맡겼습니다. <메이플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밝고 대중적인 게임이잖아요. 완성된 곡은 그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대중적으로도 잘 다듬어진 기타곡이었는데, 기존 <메이플 스토리>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음악이라 게이머들 입장에서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졌죠.


GL: ESTi님은 어떤 게임 음악 또는 대중음악을 추구하시는지요?

ESTi: 저는 대중음악 작업을 철저히 제작자의 입장에서 전체적인 기획과 컨셉, 그리고 대중적으로 어떻게 설득시킬 수 있는가 등을 고려합니다. 이런저런 것들을 그냥 던져보며 언젠간 되겠지 하며 배팅하는 것을 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게임 음악을 해서 그런지 대중적인 필터를 거쳐서 알기 쉽고 최대한 재밌게 들을 수 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음악적 견해나 취향 같은 것을 거치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해왔고, 조금 더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 음악은 게임 전체의 개발 로드맵에 맞춰 작업하게 되는데, 저는 이런 것에 익숙하다 보니 대중음악을 기획할 때에도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부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대중음악 작업을 할 때는 모노트리의 황현 작가님이나 프리즘필터의 이기용 프로듀서님 등 전문가분들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GL: 앞으로 레이블 ESTIMATE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ESTi: 예전에 한국에서는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의 음악을 한다며 저를 찾아왔던 친구들을 도와줄 수 없었는데, 그 친구들이 지금 해외 레이블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이 친구들이 한국을 베이스로 해외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에스티메이트를 더 발전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자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전자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게임 음악 작업이나 다른 음악 활동을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갖출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겠고, 해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할 수 있게 연결하고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레이블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GL: 앞으로 한국의 게임 음악 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한 바람이 있으신가요?

ESTi: 미국의 게임 음악으로 만들어진 리그 오브 레전드의 K/DA가 최근의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차세대 K-Pop 아이돌 컨셉에 큰 비전을 준 것은 업계 누구나 인정할 것 같습니다. 이제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의 대중가요에 큰 영향을 주어야 하는 것은 해외가 아닌 한국의 게임 음악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저부터 잘해야죠.


GL: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ESTi: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 등 신작 게임 OST는 계속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중음악의 제작/기획이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OTT 영상 미디어 플랫폼에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가 성공하면서, 앞으로 예산도 더욱 늘어날 것이고 다양한 OTT 업체도 출시되어서 여기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드라마보다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같은 쪽에 조금 더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작업에서 좀 더 세련된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GL: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STi 님의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나 전자음악 및 게임 음악 분야에서 활동하는 후배 아티스트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STi: 건강하게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꾸준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관철하면서 하다 보면 분명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그건 운 좋은 사람이나 하는 얘기라고 받아들이는 요즘의 풍토가 아쉽습니다만, 저는 그것을 ESTIMATE가 앞으로 선보이는 새롭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음악을 통해서 증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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