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게임톡
2021.10.24
│ 에스티메이트, 시프트업과 ‘데스티니 차일드’ OST 정식 발매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오른쪽)과 최신엽 팀장]
‘창세기전’ ‘테일즈위버’ ‘디제이맥스’ 등 수많은 게임음악을 선보여 온 박진배(ESTi) 에스티메이트 대표가 처음으로 OST 앨범을 발표한다. 게임음악에 몸 담은지 20년 만이다.
에스티메이트는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5주년을 맞아 OST 앨범을 발매한다. 에스티메이트와 시프트업 두 회사가 함께 제작했다.
1차로 공개될 OST 앨범은 80여 곡이 수록되어 28일 발매 예정이며, 한국, 일본 인기 성우들이 부른 오리지널 합창곡과 미공개 신규 보컬곡이 포함된 70여 곡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에스티메이트의 박진배 대표와 OST 작업에 함께 참여한 최신엽 팀장을 만나 지난 5년간의 음악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10월 28일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번에 발매되는 음반은 파트1이며, 총 87곡이 수록된다. 파트2까지 더하면 약 160여곡에 이른다. 박진배 대표는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발매된 게임 OST 중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곡이 수록된 음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반에는 ‘페르소나’ OST 보컬 히라타 시호코가 참여한 오프닝곡 ‘PLASTIC CITY’를 비롯해 ‘RAGNA BREAKERS’ 등 5년간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선보인 음악들이 빼곡하게 채워질 예정이다.
최신엽 팀장은 “제목만 봐도 음악이 들려와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며 “음반을 내야겠다는 이야기만 계속 하다 못했는데, 이제 내고 나니 후련하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학창시절 ‘디제이맥스’ OST 공모전에서 리믹스 음악으로 입상한 것을 계기로 박진배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최 팀장이 대학을 갓 졸업한 해, 마침 박진배 대표는 ‘데스티니 차일드’ OST를 준비하고 있었다. 박진배 대표는 과거의 인연이 떠올라 그에게 연락을 했고, 최 팀장은 졸업 후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했다. 20대 중후반을 ‘데스티니 차일드’ OST에 쏟은 것이다.
박진배 대표는 “젊은 친구들은 우리가 구하기 어려웠던 음악도 많이 접하고 자랐기에, 음악적 저변이 다르다”며 “흡수력이 매우 빠르고, 조금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어렸을 때부터 대표님의 음악을 좋다고 느꼈기에, 그 음악들을 연구하고 뿌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의 첫 작품은 ‘Exploring Now’라는 곡이었다. 박진배 대표는 “곡 스타일이나 용도가 기존의 제 곡과는 달라야 해서 한번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함께 ‘데스티니 차일드’ OST를 완성시켜 나갔다. 에스티메이트의 초창기 직원은 단 둘 뿐이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처음에는 환경과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음악을 하지만 회사원처럼 출근을 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OST 작업을 하면서 기획적인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악기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악기가 다를 수 있다는 것, 작곡자의 의도를 곡 안에 표현하는 법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처음 1~2년 정도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직접 방향을 정하고 피드백을 줬다고 한다. 박진배 대표는 “OST에 팝이나 노래가 삽입된 곡이 많은데, 모두 김형태 대표님의 요구였다”며 “보통 게임 OST는 연주곡이 많지만, ‘데스티니 차일드’는 사람 목소리가 채워져 있는 곡들이 많다. 그래서 게임 OST가 아닌 것처럼 들린다”며 웃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서비스 기간이 길었기에 두 사람은 “음악적으로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태 대표는 일반적인 PC MMORPG 스타일의 음악은 원하지 않았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나올 때마다 일러스트와 분위기가 변하면, 음악도 따라 변해야 했다.
박진배 대표는 “음악적으로 너무 다양한 시도를 해서, 나중에는 ‘우리가 뭘 안했었지?’라며 거꾸로 생각할 정도였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트로트는 못해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팝, K-POP, 힙합 등 친숙한 대중음악 장르는 모두 OST에서 시도해봤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 5년 동안의 음악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한다. 향후에는 ‘데스티니 차일드’ 오프라인 음악 공연을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번 앨범은 기존 OST의 브라스, 스트링 등의 사운드를 전문 세션으로 재녹음해 사운드 완성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업데이트 일정 때문해 급박하게 만들어 부끄러운 사운드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세션을 최신 버전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기억에 남는 곡으로 ‘Metamorphic Dash!’를 꼽았다. 그는 “입사 1년차 때 만든 곡인데, 그 전에는 저도 흔히 말하는 예술병이 있었다”며 “이 곡을 만들면서 게임에는 음악이나 그림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술병이 치유된 곡”이라고 말했다.
박진배 대표는 ‘데스트니 차일드’ OST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만든 게임음악을 직접 음반으로 내보지는 않았다”며 “20년 동안 게임회사에 음악을 떠넘겨온 것인데, 결국 내가 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각별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에스티메이트에서 작업하는 게임 OST는 직접 앨범으로 낼 생각이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그 첫 번째 시도다. 그는 “사실 이런 계약을 해주는 게임사가 거의 없는데, 에스티에이트에 이런 권리를 준 시프트업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에스티메이트는 지금도 ‘마비노기 모바일’, 시프트업의 신작 프로젝트 등 여러 게임의 음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음반을 제작한다는 느낌으로 프로젝트를 맡은 것들이 있다”며 “아마 ‘액소스 히어로즈’ OST가 가장 먼저 나올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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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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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4
│ 에스티메이트, 시프트업과 ‘데스티니 차일드’ OST 정식 발매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오른쪽)과 최신엽 팀장]
‘창세기전’ ‘테일즈위버’ ‘디제이맥스’ 등 수많은 게임음악을 선보여 온 박진배(ESTi) 에스티메이트 대표가 처음으로 OST 앨범을 발표한다. 게임음악에 몸 담은지 20년 만이다.
에스티메이트는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5주년을 맞아 OST 앨범을 발매한다. 에스티메이트와 시프트업 두 회사가 함께 제작했다.
1차로 공개될 OST 앨범은 80여 곡이 수록되어 28일 발매 예정이며, 한국, 일본 인기 성우들이 부른 오리지널 합창곡과 미공개 신규 보컬곡이 포함된 70여 곡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에스티메이트의 박진배 대표와 OST 작업에 함께 참여한 최신엽 팀장을 만나 지난 5년간의 음악 작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10월 28일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번에 발매되는 음반은 파트1이며, 총 87곡이 수록된다. 파트2까지 더하면 약 160여곡에 이른다. 박진배 대표는 “지금까지 온라인으로 발매된 게임 OST 중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곡이 수록된 음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반에는 ‘페르소나’ OST 보컬 히라타 시호코가 참여한 오프닝곡 ‘PLASTIC CITY’를 비롯해 ‘RAGNA BREAKERS’ 등 5년간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선보인 음악들이 빼곡하게 채워질 예정이다.
최신엽 팀장은 “제목만 봐도 음악이 들려와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된다”며 “음반을 내야겠다는 이야기만 계속 하다 못했는데, 이제 내고 나니 후련하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학창시절 ‘디제이맥스’ OST 공모전에서 리믹스 음악으로 입상한 것을 계기로 박진배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최 팀장이 대학을 갓 졸업한 해, 마침 박진배 대표는 ‘데스티니 차일드’ OST를 준비하고 있었다. 박진배 대표는 과거의 인연이 떠올라 그에게 연락을 했고, 최 팀장은 졸업 후 에스티메이트에 입사했다. 20대 중후반을 ‘데스티니 차일드’ OST에 쏟은 것이다.
박진배 대표는 “젊은 친구들은 우리가 구하기 어려웠던 음악도 많이 접하고 자랐기에, 음악적 저변이 다르다”며 “흡수력이 매우 빠르고, 조금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어렸을 때부터 대표님의 음악을 좋다고 느꼈기에, 그 음악들을 연구하고 뿌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의 첫 작품은 ‘Exploring Now’라는 곡이었다. 박진배 대표는 “곡 스타일이나 용도가 기존의 제 곡과는 달라야 해서 한번 만들어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 이후로 두 사람은 함께 ‘데스티니 차일드’ OST를 완성시켜 나갔다. 에스티메이트의 초창기 직원은 단 둘 뿐이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처음에는 환경과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음악을 하지만 회사원처럼 출근을 하는 것이니까”라고 말했다. OST 작업을 하면서 기획적인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악기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악기가 다를 수 있다는 것, 작곡자의 의도를 곡 안에 표현하는 법 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처음 1~2년 정도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직접 방향을 정하고 피드백을 줬다고 한다. 박진배 대표는 “OST에 팝이나 노래가 삽입된 곡이 많은데, 모두 김형태 대표님의 요구였다”며 “보통 게임 OST는 연주곡이 많지만, ‘데스티니 차일드’는 사람 목소리가 채워져 있는 곡들이 많다. 그래서 게임 OST가 아닌 것처럼 들린다”며 웃었다.
‘데스티니 차일드’의 서비스 기간이 길었기에 두 사람은 “음악적으로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태 대표는 일반적인 PC MMORPG 스타일의 음악은 원하지 않았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나올 때마다 일러스트와 분위기가 변하면, 음악도 따라 변해야 했다.
박진배 대표는 “음악적으로 너무 다양한 시도를 해서, 나중에는 ‘우리가 뭘 안했었지?’라며 거꾸로 생각할 정도였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트로트는 못해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팝, K-POP, 힙합 등 친숙한 대중음악 장르는 모두 OST에서 시도해봤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 5년 동안의 음악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한다. 향후에는 ‘데스티니 차일드’ 오프라인 음악 공연을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이번 앨범은 기존 OST의 브라스, 스트링 등의 사운드를 전문 세션으로 재녹음해 사운드 완성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업데이트 일정 때문해 급박하게 만들어 부끄러운 사운드들이 있었는데, 이번에 세션을 최신 버전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기억에 남는 곡으로 ‘Metamorphic Dash!’를 꼽았다. 그는 “입사 1년차 때 만든 곡인데, 그 전에는 저도 흔히 말하는 예술병이 있었다”며 “이 곡을 만들면서 게임에는 음악이나 그림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술병이 치유된 곡”이라고 말했다.
박진배 대표는 ‘데스트니 차일드’ OST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가 만든 게임음악을 직접 음반으로 내보지는 않았다”며 “20년 동안 게임회사에 음악을 떠넘겨온 것인데, 결국 내가 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각별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에스티메이트에서 작업하는 게임 OST는 직접 앨범으로 낼 생각이다. ‘데스티니 차일드’ OST는 그 첫 번째 시도다. 그는 “사실 이런 계약을 해주는 게임사가 거의 없는데, 에스티에이트에 이런 권리를 준 시프트업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에스티메이트는 지금도 ‘마비노기 모바일’, 시프트업의 신작 프로젝트 등 여러 게임의 음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음반을 제작한다는 느낌으로 프로젝트를 맡은 것들이 있다”며 “아마 ‘액소스 히어로즈’ OST가 가장 먼저 나올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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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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