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게임 음악을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 'ESTi'. 그러니까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어떤 '게임 음악'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원더플래닛에서 개발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중인 서브컬처 지향 모바일 게임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작업에 참여한 것인데요.
특히 이번 그의 작업에는 '우타이테'(인터넷에서 다양한 노래를 불러서 투고하는 일종의 인터넷 가수)로 인기가 높은 '다즈비'(DAZBEE)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비 현실도피>는 10일, 다즈비 채널 등을 통해 MV가 공개되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곡의 작곡과 보컬로 참여한 박진배 대표, 그리고 다즈비와 인터뷰를 진행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곡을 작업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앨리스 픽션>이라는 게임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 ESTi의 귀환, 그리고 다즈비와의 협업
Q. 디스이즈게임: 먼저 오랜만에 신작 게임 음악 작업에 그 이름을 올리셨는데, 그동안의 근황과 소식이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안녕하세요 ESTi 박진배 입니다. 라인게임즈의 <엑소스 히어로즈> 게임 출시 이후로 디스이스게임에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2년간은 대중음악 프로듀싱과 더불어 시프트업의 PS5 작품 <프로젝트 이브> OST 등을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레귤러 작곡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노래들도 꾸준히 작업중입니다.
Q: 공교롭게도 <엑소스 히어로즈>도 그렇고 이번에도 ‘2D 애니메이션풍’의 느낌이 강하게나는 게임의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슬슬 본인의 취향을 인정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으신데요.
A. 박진배 대표: 제가 학창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장도 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동료 게임 중견 개발자분들도 대부분 다 알고 계십니다. 그 정도면 은밀한 취향이 아니라 그냥 생업 차원의 일이 아닐까요? (웃음) 다만 예전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감상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더 넓은 분야의 덕질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
Q. <앨리스 픽션>은 일단 테마송인 <비 현실도피>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셨습니다. 혹시 이 게임의 다른 작업에도 참여하신 것이 있으실까요?
A. 박진배 대표: 이번에는 원래 원곡이 따로 존재하는 <비 현실도피>라는 음악을 <앨리스 픽션>의 테마송으로서 오리지널리티 있게 리믹스 하는 작업에만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앨리스 픽션>의 BGM을 작업하신 ginkiha라는 일본 작곡가 분과, 리듬 게임 음악 쪽으로 지인이기 때문에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ginkiha 님이 작업하신 <앨리스 픽션>의 BGM은 굉장히 센스 있게 만들어졌으니까 게이머 여러분들도 꼭 귀 기울여서 들어보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전의 소개 자료를 보면 <비 현실도피>를 ‘글로벌 지향’으로 리믹스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 ‘글로벌 지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비 현실도피>는 일본 밴드인 'FantasticYouth'가 작업한 원곡으로 일본 보컬로이드(VOCALOID) 씬에서 주로 알려졌던 곡입니다. <앨리스 픽션> 측에서 이것을 서브컬쳐 계열로부터 해외의 게임 팬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국의 <디제이맥스>를 기억하는 글로벌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여 제가 프로듀서로서 채택된 것 같습니다.
이번 커버는 국내 게임음악 기준으로는 다소 예전 스타일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음악으로서는 가장 글로벌에 알려진 스타일이기도 하여 일부러 진행해보았습니다.
Q. 10일, 다즈비(DAZBEE) 채널에서 M/V가 공개되었는데, 그 감상은? 그리고 다즈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다즈비(DAZBEE)님은 일단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목소리가 제 취향과도 잘 맞아서 평소에 유튜버 커버 가수로서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에스티메이트 소속 작곡가인 seibin님과도 예전에 한국 인디게임 주제가를 같이 작업해본 경험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마침 이번에 <앨리스 픽션> 개발사 측에서 테마송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외국의 가수를 찾고 있어서 다즈비(DAZBEE)님을 추천하게 됐고,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Q. 일본 음악 유닛 “판타스틱 유스”의 인디 시절 악곡 “비 현실도피”를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으로서 공식으로 커버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다즈비(DAZBEE): 이전부터 “판타스틱 유스”의 보컬 온유씨의 팬이었어서 유닛으로 활동 하시는 것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판타스틱 유스의 음악도 좋아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콜라보까지 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었습니다.
Q. 판타스틱 유스의 원곡(보컬 Onyu)과 다른 'DAZBEE만의' 노래 방법 등에 차별점을 두어서 부른 포인트, 또는 다른 커버 악곡과 다르게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A. 다즈비: 기존의 온유씨가 저와는 너무나 다른 결의 보컬이라 곡에 녹아 있는 느낌을 함께 가져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악곡 자체가 저에게는 도전에 가까웠습니다. 빠르게 말하는 부분도 많고 호흡을 끊지 않고 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레코딩 시간도 평소보다 훨씬 걸렸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주 선곡을 하는 장르와도 거리가 있어 어려움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만큼 좋은 챌린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즐거웠어요!
Q: DAZBEE님은 커버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공식 데뷔를 통해서 오리지널 곡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하여 서브컬쳐 쪽 (게임, 애니메이션 등) 방향에 앞으로도 활동 계획이 있는지?
A. 다즈비: 노래 해온 시간이 긴 만큼 더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는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의 활동도 부디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 앨리스 픽션, 일본 게임사지만 한국에 진심인 것이 느껴졌다
Q: <앨리스 픽션>과는 어떤 인연(혹은 계기)을 통해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게 되셨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5년 전 <데스티니 차일드> 일본 진출 때 도와주셨던 분들이 새롭게 이번 <앨리스 픽션>을 진행하게 되어서 돕게 되었습니다. 게임 콘텐츠에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음악’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분들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운 편이라 귀한 인연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앨리스 픽션>은 한국과 큰 연관이 없었던 게임사임에도 이번 게임 출시와 관련해서 한국쪽에 특히 신경 쓰는 리액션을 많이 취하고 있습니다. 혹시 작업자로서도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이 계신 이유는 물론이고, <앨리스 픽션>의 게임사인 원더 플래닛은 한국 유저를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사라는 이유 때문에 일을 수락한 이유가 큽니다. 보통 해외 서비스는 대행사나 해외 퍼블리셔에게 맡기는 편이라 국가간 온도차가 생기는 법인데, <앨리스 픽션>측은 한국 운영에 진심이라고 말씀하며 의뢰하셨기에 제가 가능한 일이라면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Q: 작곡가로서 이번 작업에서 특히 신경을 쓰거나, 집중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박진배 대표: 다른 게임에서만 들을 수 있을 법한 요소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신선한 느낌을 재밌어 하는 편인데, 이번 주제가에서는 <디제이맥스>에서 들리는 듯한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해봤습니다. 반대로 과거에 <디제이맥스>에서 제가 제작했던 곡들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나 엔딩곡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원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비교해서 들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비 현실도피>도 따지자면 동인계열 곡이고, 이전부터 일본 동인음악계, 게임음악계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무언가 그쪽만의 매력(?) 같은 것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아마추어 시절부터 같이 음악 만들던 일본 친구들이 그쪽 분야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금까지도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20년이 지나도록 꾸준히 활동한 친구들은 대부분 대성하여 지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대표곡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한국을 좋아하셔서 10년 전에 직접 저를 찾아와 함께 국악 녹음을 작업했던 당시 반다이 남코 소속 게임음악 작곡가 분께서는 프리랜서가 되신 이후로 유명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OST를 작업해 레코드 대상을 타셨기도 했네요.
Q. 시대가 시대라서 그런지 요즘은 서브컬처 계열, 2D 애니메이션풍 계열 게임들도 보다 ‘대중’을 타겟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ESTi님 같은 분의 음악도 보다 많은 니즈가 생길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쪽 계통에서 계속 활발하게 작업을 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소위 “오덕”이라 불리우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자주 들르시는 국제전자센터 9층의 광경이 사뭇 바뀌었습니다. 아이 손을 함께 붙잡고 오시는 부모님도 늘어났고 저변이 많이 넓어져서 예전보다 조금은 더 대중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여전히 일부만의 세계라는 것은 최근 대중음악 프로듀싱을 진행하면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지만, 덕분에 보다 세련된 방향으로 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브컬처 계열에는 <인싸> 콘텐츠 스럽게, 대중에게는 특이하고 독특한 색깔을 느낄 수 있게, 이처럼 서로를 이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Q. ‘음악 프로듀서’ 로서, 그리고 에스티메이트의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잡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음악 프로듀서로서 좋은 음악과 다양한 제작 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것을 들려드려야 함은 물론이고, 어떠한 높은 이상향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일을 한다기보다는 항상 주어진 일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좋은 형태로 잘 남겨놓아야만 앞으로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앨리스 픽션>의 주제가는 그러한 과정 중 하나로, 작업 스케일이나 특정한 목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찾아왔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어 작업하였습니다. <에스티메이트>가 브랜드로써 오랫동안 널리 알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어진 기회에 성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저와 <에스티메이트>가 남겨놓을 일들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디스이즈게임
2022.06.10
'ESTi' 박진배와 다즈비(DAZBEE), 그들이 '앨리스 픽션'에서 들려준 이야기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와 다즈비에게서 듣는 앨리스 픽션, 그리고 '비 현실도피'
다양한 게임 음악을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 'ESTi'. 그러니까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어떤 '게임 음악'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원더플래닛에서 개발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중인 서브컬처 지향 모바일 게임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작업에 참여한 것인데요.
특히 이번 그의 작업에는 '우타이테'(인터넷에서 다양한 노래를 불러서 투고하는 일종의 인터넷 가수)로 인기가 높은 '다즈비'(DAZBEE)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비 현실도피>는 10일, 다즈비 채널 등을 통해 MV가 공개되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곡의 작곡과 보컬로 참여한 박진배 대표, 그리고 다즈비와 인터뷰를 진행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곡을 작업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앨리스 픽션>이라는 게임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 ESTi의 귀환, 그리고 다즈비와의 협업
Q. 디스이즈게임: 먼저 오랜만에 신작 게임 음악 작업에 그 이름을 올리셨는데, 그동안의 근황과 소식이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안녕하세요 ESTi 박진배 입니다. 라인게임즈의 <엑소스 히어로즈> 게임 출시 이후로 디스이스게임에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2년간은 대중음악 프로듀싱과 더불어 시프트업의 PS5 작품 <프로젝트 이브> OST 등을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레귤러 작곡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노래들도 꾸준히 작업중입니다.
Q: 공교롭게도 <엑소스 히어로즈>도 그렇고 이번에도 ‘2D 애니메이션풍’의 느낌이 강하게나는 게임의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슬슬 본인의 취향을 인정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으신데요.
A. 박진배 대표: 제가 학창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장도 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동료 게임 중견 개발자분들도 대부분 다 알고 계십니다. 그 정도면 은밀한 취향이 아니라 그냥 생업 차원의 일이 아닐까요? (웃음) 다만 예전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감상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더 넓은 분야의 덕질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
Q. <앨리스 픽션>은 일단 테마송인 <비 현실도피>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셨습니다. 혹시 이 게임의 다른 작업에도 참여하신 것이 있으실까요?
A. 박진배 대표: 이번에는 원래 원곡이 따로 존재하는 <비 현실도피>라는 음악을 <앨리스 픽션>의 테마송으로서 오리지널리티 있게 리믹스 하는 작업에만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앨리스 픽션>의 BGM을 작업하신 ginkiha라는 일본 작곡가 분과, 리듬 게임 음악 쪽으로 지인이기 때문에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ginkiha 님이 작업하신 <앨리스 픽션>의 BGM은 굉장히 센스 있게 만들어졌으니까 게이머 여러분들도 꼭 귀 기울여서 들어보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전의 소개 자료를 보면 <비 현실도피>를 ‘글로벌 지향’으로 리믹스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 ‘글로벌 지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비 현실도피>는 일본 밴드인 'FantasticYouth'가 작업한 원곡으로 일본 보컬로이드(VOCALOID) 씬에서 주로 알려졌던 곡입니다. <앨리스 픽션> 측에서 이것을 서브컬쳐 계열로부터 해외의 게임 팬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국의 <디제이맥스>를 기억하는 글로벌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여 제가 프로듀서로서 채택된 것 같습니다.
이번 커버는 국내 게임음악 기준으로는 다소 예전 스타일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음악으로서는 가장 글로벌에 알려진 스타일이기도 하여 일부러 진행해보았습니다.
Q. 10일, 다즈비(DAZBEE) 채널에서 M/V가 공개되었는데, 그 감상은? 그리고 다즈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다즈비(DAZBEE)님은 일단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목소리가 제 취향과도 잘 맞아서 평소에 유튜버 커버 가수로서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에스티메이트 소속 작곡가인 seibin님과도 예전에 한국 인디게임 주제가를 같이 작업해본 경험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마침 이번에 <앨리스 픽션> 개발사 측에서 테마송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외국의 가수를 찾고 있어서 다즈비(DAZBEE)님을 추천하게 됐고,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Q. 일본 음악 유닛 “판타스틱 유스”의 인디 시절 악곡 “비 현실도피”를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으로서 공식으로 커버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다즈비(DAZBEE): 이전부터 “판타스틱 유스”의 보컬 온유씨의 팬이었어서 유닛으로 활동 하시는 것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판타스틱 유스의 음악도 좋아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콜라보까지 하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었습니다.
Q. 판타스틱 유스의 원곡(보컬 Onyu)과 다른 'DAZBEE만의' 노래 방법 등에 차별점을 두어서 부른 포인트, 또는 다른 커버 악곡과 다르게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A. 다즈비: 기존의 온유씨가 저와는 너무나 다른 결의 보컬이라 곡에 녹아 있는 느낌을 함께 가져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악곡 자체가 저에게는 도전에 가까웠습니다. 빠르게 말하는 부분도 많고 호흡을 끊지 않고 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레코딩 시간도 평소보다 훨씬 걸렸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주 선곡을 하는 장르와도 거리가 있어 어려움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만큼 좋은 챌린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즐거웠어요!
Q: DAZBEE님은 커버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 공식 데뷔를 통해서 오리지널 곡 활동을 하고 있는데, 한국을 포함하여 서브컬쳐 쪽 (게임, 애니메이션 등) 방향에 앞으로도 활동 계획이 있는지?
A. 다즈비: 노래 해온 시간이 긴 만큼 더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는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앞으로의 활동도 부디 지켜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 앨리스 픽션, 일본 게임사지만 한국에 진심인 것이 느껴졌다
Q: <앨리스 픽션>과는 어떤 인연(혹은 계기)을 통해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게 되셨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5년 전 <데스티니 차일드> 일본 진출 때 도와주셨던 분들이 새롭게 이번 <앨리스 픽션>을 진행하게 되어서 돕게 되었습니다. 게임 콘텐츠에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음악’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분들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운 편이라 귀한 인연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앨리스 픽션>은 한국과 큰 연관이 없었던 게임사임에도 이번 게임 출시와 관련해서 한국쪽에 특히 신경 쓰는 리액션을 많이 취하고 있습니다. 혹시 작업자로서도 그런 느낌을 받으셨을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이 계신 이유는 물론이고, <앨리스 픽션>의 게임사인 원더 플래닛은 한국 유저를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사라는 이유 때문에 일을 수락한 이유가 큽니다. 보통 해외 서비스는 대행사나 해외 퍼블리셔에게 맡기는 편이라 국가간 온도차가 생기는 법인데, <앨리스 픽션>측은 한국 운영에 진심이라고 말씀하며 의뢰하셨기에 제가 가능한 일이라면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싶었습니다.
Q: 작곡가로서 이번 작업에서 특히 신경을 쓰거나, 집중하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박진배 대표: 다른 게임에서만 들을 수 있을 법한 요소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신선한 느낌을 재밌어 하는 편인데, 이번 주제가에서는 <디제이맥스>에서 들리는 듯한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해봤습니다. 반대로 과거에 <디제이맥스>에서 제가 제작했던 곡들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나 엔딩곡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원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비교해서 들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비 현실도피>도 따지자면 동인계열 곡이고, 이전부터 일본 동인음악계, 게임음악계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무언가 그쪽만의 매력(?) 같은 것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아마추어 시절부터 같이 음악 만들던 일본 친구들이 그쪽 분야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금까지도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20년이 지나도록 꾸준히 활동한 친구들은 대부분 대성하여 지금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대표곡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면, 한국을 좋아하셔서 10년 전에 직접 저를 찾아와 함께 국악 녹음을 작업했던 당시 반다이 남코 소속 게임음악 작곡가 분께서는 프리랜서가 되신 이후로 유명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OST를 작업해 레코드 대상을 타셨기도 했네요.
Q. 시대가 시대라서 그런지 요즘은 서브컬처 계열, 2D 애니메이션풍 계열 게임들도 보다 ‘대중’을 타겟으로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ESTi님 같은 분의 음악도 보다 많은 니즈가 생길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쪽 계통에서 계속 활발하게 작업을 하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소위 “오덕”이라 불리우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자주 들르시는 국제전자센터 9층의 광경이 사뭇 바뀌었습니다. 아이 손을 함께 붙잡고 오시는 부모님도 늘어났고 저변이 많이 넓어져서 예전보다 조금은 더 대중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여전히 일부만의 세계라는 것은 최근 대중음악 프로듀싱을 진행하면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지만, 덕분에 보다 세련된 방향으로 작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브컬처 계열에는 <인싸> 콘텐츠 스럽게, 대중에게는 특이하고 독특한 색깔을 느낄 수 있게, 이처럼 서로를 이을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Q. ‘음악 프로듀서’ 로서, 그리고 에스티메이트의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어떻게 잡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음악 프로듀서로서 좋은 음악과 다양한 제작 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것을 들려드려야 함은 물론이고, 어떠한 높은 이상향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일을 한다기보다는 항상 주어진 일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좋은 형태로 잘 남겨놓아야만 앞으로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앨리스 픽션>의 주제가는 그러한 과정 중 하나로, 작업 스케일이나 특정한 목표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찾아왔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되어 작업하였습니다. <에스티메이트>가 브랜드로써 오랫동안 널리 알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어진 기회에 성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저와 <에스티메이트>가 남겨놓을 일들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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